헬린이

스쿼트 늪에서 탈출하기

호거트 2021. 12. 5. 18:06

스쿼트 초보가 스쿼트를 배우는 과정


첫째, 맨몸으로 자세 익히기


그동안 홈트로 스쿼트는 익숙했지만 내가 했던 스쿼트는 스쿼트가 아니었다.
정말 상상 이상으로 허벅지에 힘이 많이 들어가는... 스쿼트
첨에 배울 때 가지고 있었던 나쁜 자세는 '엉덩이를 튕기며 일어나기'였다. (허리 반동 쓰기)
마치 웨이브를 타듯이 엉덩이로 밀어 올렸는데.. 이게 습관이 들었는지 고치기 힘들었다.

맨몸으로 자세 익히고 스쿼트 해볼까요?
맨몸으로 20개 하고 헉헉 .. 숨이 차 힘들었다..
다음 수업 땐 30개씩 하니 너무 힘들었다..ㅜㅠㅠㅠ
이러면 안되겠다 싶어서 집에서 40개씩, 50개씩 횟수를 늘려가며 연습했다.
매일 연습하니 그래도 다행히 늘었다.
이것이 바로 기초체력의 중요성...공부머리처럼 근육도 자꾸 써주어야 한다는 것..


둘째, 10키로, 15키로 바벨 얹고 스쿼트하기


헬스장의 렉에 있는 중량봉은 기본 20키로이기 때문에 초보자는 10, 15키로 바벨을 거쳐야 한다.

나는 생생히 기억한다. 처음 10키로짜리 바벨을 어깨 위에 얹었을 때의 그 짓눌리는 기분을...ㅋㅋㅋㅋㅋㅋ

정말 아찔하고 너무너무 무거웠다.
난생 처음 몸이 눌리는 느낌을 받으니 와우 정말 신세계였다.
맨몸할 때처럼 똑같이 스쿼트를 하면 된다는 것은 안다. 머리로는 아는데 몸이 따라주지를 않는다.

10키로로 개인운동 연습하고 15키로는 좀 무거워서 혼자 견착하기가 어려웠지만...그냥 또 해본다.
피티를 시작하고 한 달 후, 맨몸으로 40개씩 3세트하고, 10키로로 10~12개씩 2세트, 20개로 한 세트 한 기록이 있다.


셋째, 빈 바로 진짜 시작


20키로 빈 바를 견착시키고 상체를 유지하며 고관절 접고 발바닥으로 밀어주며 올라오기

드디어 빈 바를 내가 어깨에 얹고 스쿼트를 한다는 생각에 잠시 설레었지만,
빈 바인데 고작... 빈 바인데 몇 개 하고 무거워 서러움...

옆에서 남자분들이 큰 원판 두 세 개씩 꽂고 안정적으로 스쿼트 하는 걸 계속 보며 혼자 빈 바로 연습하는 여자 헬린이는 어렵다. 많이 어렵지만 그걸 극복해내야 한다..ㅠㅠ

당연한 말인데 진짜 명언인 것 같다.
스쿼트를 잘하고 싶으면 스쿼트를 해야 한다.



넷째, 무게는 늘어나지만 자세는 왔다갔다


스쿼트를 하다보면 근육이 성장하니, 무게도 는다.
10키로 바벨로 연습 시작한 시기부터 약 한 달 후 30키로도 들게 되었다.
무게는 늘었고 뿌듯했다. 다시 생각해보니 그 때 30키로는 내 무게가 아니었던 것 같다.
그냥 1rm 같은 무게?
코치님이 옆에 계시면 자세가 괜찮았던 것 같다.
근데 개인운동을 하면 자꾸 상체가 숙여져서 또 서러움... 스쿼트 늪에 빠지기 시작했다.


다섯째, 스쿼트 관련 영상을 엄청 찾아봄, 개인운동 할 때 스쿼트 자세 연구 계속 함🔥🔥🔥


스쿼트 영상을 진짜 많이 찾아보았다.
잘못된 자세 피드백하는 영상도 보고, 무게중심, 견착하는 방법 등등
알쏭달쏭한 부분들과 관련된 영상은 진짜 계속 봤다. 출퇴근 하면서 보고, 일하고 시간 남을 때도 보고, 자기 전에 보고 ㅋㅋㅋㅋㅋㅋㅋ
결론은 가슴을 펴고 복압 잡고 상체를 정말 진짜 열심히 유지해줘야 한다는 것과, 엉덩이를 너무 뒤로 빼면 안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리고 혼자 연습하며 무게 중심을 찾아간 것 같다.

운동일지를 보니 늪에 빠진 이후로 한 달이 걸렸다.
이제 자세는 어느정도 익히고 확신이 좀 드는 것 같다. 차근차근 무게를 늘려나가는 중이다.

스쿼트를 배우며 어려웠던 점

1. 바벨 견착하기



견착하는 지점이 어디인가, 날개뼈를 모아서 근육 위에 올리라는데.. 저는 애초에 그런 근육이 없는데요..😿
최대한 진짜 생각보다 엄청 더~ 많이 날개뼈를 모으며 가슴을 열어주어야 한다.
나에게 맞는 팔의 너비 찾기, 나의 경우엔 너비를 조금 넓혔더니 훨씬 안정적으로 할 수 있게 되었다.


2. 바벨 올리고 무게 중심 잡기

무게 중심이 가장 어려웠다.
바벨 때문에 생각했던 것보다는 약간 앞으로 가는 것이 정상이라는 것을 깨닫는데 오래 걸림..
발바닥에 온 신경을 다 잡고 무게 중심을 잡아야 하는데... 상체를 잘 세워주고 복압 잡은 상태에서
어느 지점에 중심을 둔다기 보다는 발바닥 전체를 지면에 골고루 붙인다는 느낌으로 ...
이건 아무리 영상을 보고 설명을 듣고 해도 본인이 직접 여러 번 해보면서 찾는 방법 뿐인 듯하다.


3. 발 너비와 바깥으로 벌리는 정도

고관절이 잘 접히면서 안정적으로 무릎이 구부려지는 점 찾기가 어려웠다.
쪼그려 앉았을 때 발 벌린 정도로 감을 잡으면 될듯?
발이 너무 바깥으로 향해도 안되는데 어느 정도가 적당한 것인가...
무릎이 발끝과 똑같은 방향으로 접혀야 하는데 그걸 신경쓰며 유지하는 것이 어렵다.


4. 엉덩이를 너무 빼면 안된다.

타겟이 허벅지냐 엉덩이냐에 따라 자세가 조금 달라지지만 기본적으로 엉덩이를 너무 빼면 허리를 다친다.
무릎 살짝 벌려주고 일직선으로 아래로 꽂아준다 생각하며 내려가야지, 엉덩이를 뒤로 빼며 앉는다 가 아니다. 고관절과 무릎이 동시에 접혀져야 함


5. 상체 유지하며 내려가기

가슴은 열고 바벨을 잘 잡고 무게를 느끼며 고대로 내려가는데 20키로 빈 바도 힘들 땐 복압 주는 것이
너무 어렵고 벅차서 자꾸 허리가 과신전 되었다. 고치는 데 오래걸렸다. 돌이켜보니 복압 주는 것이 익숙해지면서 자연스럽게 좀 나아진 것 같다.
무게를 올릴수록 복압주는게 제일 중요한 것 같다.


6. 어디까지 내려가나

풀스쿼트 해야지~ 하면서도 한참 내려가면, 올라올 때 그만큼 더 힘들어서 두렵다..
그래서 안 내려가면 ... 영원히 못하겠지..
풀스쿼트로 안하다가 코치님께 딱 걸리고,, 무작정 무게를 늘리는 것이 아니라
풀스쿼트 기준으로 할 수 있는 무게부터 찬찬히 다시 연습했다.


7. 스쿼트를 위해 최소 30분 스트레칭, 폼롤러, 워밍업을 하는 그 준비 과정

정말 정성이다 정성, 스쿼트 잘하려고 폼롤러로 허벅지 위 아래, 햄스트링, 종아리 다 풀고
등도 풀어주고 중둔근 눌러주고 슈퍼맨 자세에, 힙밴드로 엉덩이 근육도 써주고 레그레이즈 해주고
고관절도 지극정성으로 풀어준다.

추우면 런닝머신으로 열도 내주고, 맨몸운동으로 또 자세 연습하고, 빈 바부터 시작해서 워밍업까지... 더 나아가 스쿼트 전날 저녁에 양질의 식사로 영양분 충분히 넣어주고ㅋㅋㅋㅋ

이렇게 공을 들여 준비했는데 힘이 나지 않는다? 자세가 안나온다? 그럼 그날 운동텐션은 완전 하강한다...ㅋㅋ
스쿼트를 하면 할수록 준비하는 과정이 복잡해지고 있다. 점점 스쿼트 준비에 집착하는 나...


아직 갈 길이 멀다. 꾸준히 연습해서 스쿼트 마스터 하고 싶다. 그래도 늪에선 탈출했으니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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